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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벤트', 극한 상황 속 예리하게 파헤친 심리

작성일 2020-01-09 첨부파일

 

연극 '벤트'는 1930~1940년대 당시 유대인보다 더 혹독한 대우를 받았던 독일의 동성애자들을 통해 성소수자의 인권뿐 아니라 인간 모두의 인권, 사랑, 인간성 회복에 대해 말한다. 생존을 위해 스스로의 존재를 부인하고 스스로 존엄성을 해쳐야 한다면, 그 삶은 인간다운 삶이라 할 수 있을까? 차별 등을 다룬 표면적 서사는 이처럼 생존에 대한 본질적 논쟁으로까지 확대된다. 

 

한편,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자 흥미로운 점은 1막과 2막이 형식적으로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1막에서는 맥스가 게슈타포를 피해 도망다니는 상황이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맥스가 스쳐 지나가는 주변 인물들을 통해 시대적 상황과 그 안의 다양한 삶의 방식이 소개된다.

 

맥스가 수용소로 들어간 이후를 그리는 2막은 맥스와 홀스트의 대화 중심으로 흐른다. 극한 상황에 놓인 맥스와 홀스트, 두 남자의 처절하면서도 세밀한 감정선이 무대를 꽉 채우고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시킨다. 배우들의 구멍 없는 호흡과 탄탄한 연기 실력이 돋보인다.

 

1979년 영국 런던서 초연한 연극 '벤트'는 이듬해 미국 극작가협회 희곡상을 수상했고, 지난 35년간 40여개 국가에서 꾸준히 공연됐다. 영국 국립극장이 선정한 20세기 최고의 연극 100편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지난 2013년 초연했는데, 바로 이듬해 앵콜 공연을 할 정도로 관객들의 관심을 받았다. 

 

김혜리 연출의 지휘 하에 배우 김승기(맥스), 서형빈(홀스트), 최성호(루디), 손명구(그래타), 김준삼(프레디), 조장연(울프), 김정래(경비병), 김승겸(장교)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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